저는 과거 언제부턴가 일본에게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요구를 하고 피해보상 요구가 이루어지면서 이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러 방식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반응은 "진정성이 없다"였습니다. 그것 또한 당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본과의 과거사의 실제
1) 한국과 일본의 형성기
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가장 가깝게 붙어있는 두 나라입니다. 그리고 인류학적으로 보면 현재 일본인들은 고대 때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이민 간 사람들의 후손들이며 한국인들은 한반도에서 이민 가지 않고 남은 사람들의 후손들입니다. 즉 한국인과 일본인은 조상이 같습니다.
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보면 그렇게 사이가 나빴던 적이 생각보다 없다는 것에 놀랄 것입니다. 고조선때 부터 신라가 삼국통일 할 때까지는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활발한 이민이 이루어질 때였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서로 같은 언어를 쓰고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 다른 나라로 갈리기 시작하다
7세기 경 한반도에서 일어난 신라의 삼국통일은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완전히 다른 국가로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고조선, 가야, 신라, 백제, 고구려 등에서 모두 일본열도로 이민 갔지만 일본열도에 왕족과 귀족까지 이민 가서 어떤 정치체를 세운 사람들이 백제인들이었기 때문에 일본열도는 백제계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백제계들에게 한반도의 백제는 자신들의 본국이자 고향이었습니다. 그런 백제가 신라에게 멸망당할 위기에 처하자 대규모 병력을 파병했습니다. 그러나 그 파병군도 전멸당했습니다. 결국 백제가 멸망하자 백재의 수많은 왕족과 귀족들은 일본으로 이민 갔고 이후 일본열도는 한반도와 분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쯤 일본에서 쓰여진 책들이 있었는데 바로 고대사를 대놓고 왜곡했다고 여겨지는 '일본서기', '고사기' 같은 책들입니다. 이 책들은 천황가문의 연대를 수백 년이나 과거로 당겼고 건국신화가 쓰여있습니다. 과연 의도가 무엇일까요? 한반도와의 관계를 절연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같은 민족이나 다름없던 한반도와 일본열도는 서로 다른 나라로 완전히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3) 갈등이 시작되다
한반도가 신라에 의해 통일된 이후 일본열도의 주류였던 백제계들에게 있어 통일신라는 자신의 본국을 멸망시킨 원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후 일본열도는 자신의 국호를 일본으로 하고 한반도와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부터 과거처럼 한반도와의 교류가 일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한반도에는 통일신라가 멸망하고 고려라는 나라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고려중기에 들어 몽골의 침입과 항쟁을 거쳐 결국 고려가 몽골에게 항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몽골은 고려에게 일본을 침략하기 위한 병사를 차출하고 군함을 만들 것을 강요했습니다. 이때 일본열도에는 최초의 무사정권인 가마쿠라 막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몽골의 강요로 고려는 여몽연합군을 만들어 일본을 공격하게 됩니다. 물론 태풍으로 인해 후쿠오카 정도만 공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일본사람들로 하여금 큰 트라우마를 남기며 현재까지 이이지는 일본이 한반도를 생각하는 지정학 사상을 이루는 근간이 되어버립니다.
일본이 생각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면 일본이 생각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을 참조하시고 빨간 글씨를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여몽연합군 이후 두 나라는 이렇다 할 전쟁한번 없다가 조선 중기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공격함에 따라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7년간의 전쟁 후 두 나라는 전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럭저럭 잘 지내오던 중 19세기 중반 아편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서세동점이라는 풍파 속에서 한 나라는 개화에 성공했고 다른 한 나라는 개화에 철저히 실패함으로써 힘의 균형이 무너지며 불행이 시작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과연 얼마나 갈등했는가?
위의 내용을 다시 간략하게 정리하면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완전히 다른 나라로 갈리기 시작한 것은 약 7세기 경으로 이후 1400년간의 역사 속에서 두 나라가 이렇다 할 전쟁을 한 경우는 여몽연합군의 일본정벌,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딱 세 번입니다.
이는 현재 영국과 프랑스, 프랑스와 독일, 그리스와 튀르키예 같은 다른 지역에 가까운 나라끼리의 관계와 비교해 봤을 때 갈등이 매우 적은 편입니다. 특히 그리스는 오스만 제국 당시 튀르키예의 식민지였는데 기간이 100년 단위입니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는 두 나라 모두 같은 게르만 족 계통임에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주변 다른 나라와의 관계와 비교해 보자
위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서의 갈등과 중국, 러시아, 북한과 우리의 관계를 비교하려 합니다.
1) 중국
중국은 우리와 일본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로서 시작부터 함께했던 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 있던 나라들 중에 조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대륙의 국가들과 나름 균형외교를 하고 독자연호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침략해 오는 그들의 군대를 잘 막아냈습니다. 심지어 수나라는 고구려를 여러 번 공격하다가 자기들이 망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중기 고려가 몽골에 항복하면서 처음으로 고려왕들의 시호가 한 단계 낮아졌고 몽골의 공주와 결혼해야 했으며 시호 앞에 충(忠) 자가 붙는 등의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것이 계기였을까요? 고려 이후 들어선 조선왕조는 중화사대주의가 몸에 배어 중국에 납작 엎드렸고 500년간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과거 한중관계의 역사를 깊게 알고 싶다면 한중관계의 역사 1 - 공녀 조공과 그 시리즈를 참조하시고 빨간 글씨를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2) 러시아
러시아와 우리의 만남은 조선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러시아는 지정학적인 특성상 바다로 나오기가 매우 힘들며 그들은 부동항을 찾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구한말 때는 한반도를 자신의 영토로 만들고자 했으며 공산주의 소련이 된 이후에는 한반도를 공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소련은 한반도 38도선 이북지역에 김일성을 수상으로 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위성국가를 세우는 데 성공했으며 이들에게 무기와 군사훈련을 제공하여 6.25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하도록 만들었으며 조기 휴전에 반대함으로써 한국전쟁이 3년이나 지속되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1953년 7월에 휴전이 가능해진 것은 그해 3월에 스탈린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스탈린이 계속 살았다면 전쟁이 얼마나 더 지속되었을지 모릅니다.
러시아가 생각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을 알고 싶다면
러시아가 생각하는 한반도의 지정학 1 - 지리적 조건
러시아가 생각하는 한반도의 지정학 2 - 역사적 기억을 참조하시고 빨간 글씨를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3) 북한
북한은 분명 같은 민족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대한민국에게 엄청난 만행을 저질러 왔습니다. 건국을 방해하기 위해 4.3 제주공산폭동, 대구폭동, 여순반란사건 등을 일으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5.10 제헌국회 선출로 인해 대한민국이 건국되자 일방적으로 송전을 중단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시키고자 끊임없는 무장공비를 6.25 직전까지 내려보냈고 급기야 전면적인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6.25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한국의 발전을 막기 위해 김신조 일당을 내려보내기도 하고 도끼만행사건을 일으키는 등 때만 되면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핵실험을 하고 심심하면 바다에 미사일을 쏴대는 등의 도발과 천안함 폭침, 연평해전 등 틈만 있으면 도발을 일삼았습니다.
우리는 왜 그토록 차별할까?
우리는 일본에게 특히 36년간 지속된 식민지배에 대해 또 그 당시 있었던 위안부 등의 일에 대해 사과하라고 계속 강요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역대 총리, 천황까지 무려 30번도 넘게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과를 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거기다가 보상까지 하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일본이 사과하고 보상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당연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중국, 러시아, 북한에게는 일본에게 하는 데로 왜 안 하시는 것입니까? 그들에게도 사과요구와 보상요구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중국, 러시아, 북한은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이 있든 말든 사과한마디 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동상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국제법 위반입니다. 일본에게 이렇게 할 것이라면 그들에게 하는 것에 반만이라도 중국, 러시아, 북한에게 해야 공평하지 않을까요? 중국대사관 앞에 환향녀 동상을 세우면 어떨까요?
러시아에게 북한정권을 만들고 군사훈련과 무기를 제공해 우리를 공격하게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일제강점기야 이미 끝난 일이지만 북한은 지금도 존재함으로써 우리에게 큰 골칫거리인데도 우리는 러시아에게 이런 말을 단 한마디도 안 합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당시, 북한 해역에서 우리 해수부 공무원 한 명이 처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당시 코로나가 유행 중이라 북한당국이 코로나가 무서웠다면 우리 측에 연락하여 해경함정 한 척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할 테니 공무원을 데려가라고 했으면 되는 것을 총으로 살해한 후 휘발유를 끼얹어 시신을 태워버렸습니다.
일본에게 우리가 하는 정도의 반만이라도 북한에게 했다면 절대로 가만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 그토록 일본에게 하는 것과 중국, 러시아, 북한에게 하는 것이 이토록 다를까요? 이 문제에 대해 모두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